코로나에도 지원 없었는데···울산 유흥업소 1600만원씩 稅혜택

지난달 24일 오후 울산시청 앞에서 열린 유흥업소 업주들의 집회에서 한 참석자가 밀가루를 뿌리고 있다. 업주들은 울산시에 집합 금지 중단과 휴업에 따른 보상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울산시가 장기화된 집합금지명령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흥주점 등 고급오락장에 세제 감면 혜택을 준다.

4일 울산시에 따르면 유흥주점 등 고급오락장은 올해 한시적으로 재산세에 중과세율이 아닌 일반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감염병 발생에 따른 영업 금지를 지방세 감면 금지 예외 사유에 포함하도록 한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달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이에 울산시는 5개 구·군과 합동 회의를 열어 고급오락장에 대해 재산세 부과시 중과세율이 아닌 일반세율을 적용하기로 감면안을 마련했다. 구·군에서는 이달 중 각 의회 동의를 받아 올해 부과하는 재산세에 한시적으로 일반세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일반세율이 적용되면 업체당 약 1600만원의 세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에 약 35곳의 고급오락장이 영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세제 혜택 규모는 총 5억6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고급오락장이란 식품위생법상 유흥주점영업 허가를 받고 영업장 면적이 100㎡를 초과하는 동시에 일정 요건(유흥접객원을 둔 5개 이상의 룸살롱 등)을 충족하는 유흥주점과 무도장 등이다.

일반 영업용 건축물에 대한 재산세율은 0.25%, 그 부속 토지에 대한 세율은 0.2∼0.4%인데 비해 고급오락장에 대한 재산세율은 16∼20배 높은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이들 업종은 1970년대부터 ‘사치·낭비 풍조 억제와 비생산적인 자원 투입 방지’ 목적에 따라 지방세특례제한법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세를 감면할 수 없는 감면 금지 대상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에도 지방세를 감면받을 수 없었다.

만 65세~74세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지난달 27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병원에서 시민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휴업시기가 길어지자, 최근 지역 내 유흥주점 관계자들은 항의 집회를 열며 집합 금지 중단과 휴업에 따른 보상을 요구해왔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울산지회는 지난달 24일 “시간제한을 풀거나 생계대책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울산지회 관계자들은 삭발하고 밀가루와 달걀을 던지며 시장과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영업시간을 오후 10시에서 11시로 1시간 늘려 달라”고 했다.

울산시는 최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잡히면서 오는 7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한 단계 낮춘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흥시설, 목욕장업, 노래연습장, 식당・카페 등은 자정까지 영업을 할 수 있다.

다만 전국적으로 유흥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발생해 유흥시설·노래연습장·목욕장업 등의 관리자·종사자에 대해선 2주 1회 이상, 유흥접객원은 1주 1회 이상의 선제적진단검사(PCR)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확진자를 억제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오랜 기간 참고 견뎌주신 자영업자·소상공인들께 고개숙여 감사드린다”며 “우리 시는 시민 모두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이 달성될 때까지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