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은 자정까지 영업인데 호스트바는 24시간?…"일반음식점이라서"

지난달 26일 서울 강북구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업주가 영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유흥시설 영업시간이 자정까지로 확대된 가운데 남성접객원을 두는 호스트바는 시간 제한없이 24시간 영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위생법상 호스트바의 업종을 규정할 수 없어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되는 탓이다.

1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적용된 '위드코로나' 1단계에서는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등을 포함한 유흥시설 영업시간을 자정으로 제한한다. 반면 일반 음식점이나 카페 등은 시간 제한없이 영업이 가능하다.


유흥주점은 유흥접객원을 두고 술을 파는 업소다. 유흥주점에서는 클럽처럼 무대를 설치해 춤을 추는 것도 가능하다. 유흥주점 외에는 유흥 접객원을 고용하거나 춤을 추는 행위는 위법이다.

문제는 관련 규정 미비로 여성이 접객행위를 하면 유흥주점으로 등록해야 하지만, 남성이 접객행위를 할 땐 유흥주점으로 분류되지 않고 일반음식점으로도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유흥접객원을 고용하려면 유흥주점으로 등록해야 한다. 단란주점이나 일반 음식점에서는 유흥접객원을 고용할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무허가 유흥주점으로 보고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처벌된다.


그러나 식품위생법에서는 유흥접객원을 '부녀자'(腐女子)로 한정한다. 남성접객원을 따로 규정하는 용어는 없다. 이 때문에 남성접객원을 고용하는 이른바 '호스트바'는 유흥주점이 아닌 단란주점이나 일반음식점으로도 영업해도 처벌 근거가 없다.

처벌 근거가 없다보니 호스트바가 불법 영업으로 적발되는 경우는 영업장 내에서 성매매가 이뤄지거나 방역수칙을 위반했을 때다. 이 때는 각각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단속된다.

실제로 지난달 2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강남구 대치동에서 불법영업 중이던 호스트바 단속에 나서 업주 1명과 남성 호스트 40명, 여성 손님 23명을 입건했다. 혐의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이다. 해당 업소는 체온계를 구비하지 않고 QR코드를 체크하거나 출입명부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남성접객원은 법적으로 유흥접객원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식탁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술을 먹어도 무허가 유흥주점으로 단속할 근거가 없다"며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했다면 24시간 영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유흥시설과 일반음식점이 모두 밤 10시까지 영업시간이 제한됐기 때문에 호스트바도 방역수칙 위반으로 단속 대상이 됐다. 그러나 위드코로나 시행 이후부터는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지면서 단속 근거 자체가 사라졌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핵심은 남성 종업원이 접객행위를 했을 때 유흥종사자로 볼 수 없다는 점"이라며 "여성접객원과 같은 법적 기준으로 봐야하는데 현행법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법령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호스트바는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돼있다보니 관리망에서도 벗어나 있다. 호스트바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유흥시설 통계에서도 빠져있다.

강남권 한 구청 관계자는 "남성접객원이 있는 '호스트바'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아 유흥업소 통계를 낼 때도 집계되지 않는다"며 "현행 법에 따라 분류를 하자면 일반음식점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