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성매매 자활지원센터 모모이 사진전 '누구세요?'

평안함 마주할 '환대의 문'을 기다리며...
입력 2023-10-21 15:38 수정 2024-02-0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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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활동명)씨가 촬영한 '문과 능소화'. /모모이 제공

길거리 곳곳에서 흔히 마주하는 굳게 닫힌 문. 무수한 입구 중 어떤 문을 열고 들어가야 비로소 평안한 쉼을 누릴 수 있는 걸까. 사진 속 어느 담벼락 아래 자리 잡은 문은 왠지 모를 기대감을 품게 한다. 담벼락 위에 흐드러지게 핀 능소화는 설렘의 근원지다. 문과 능소화, 두 피사체를 포착한 작가의 시선에는 그간의 상처를 극복하고 따뜻한 안식이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수원 행궁동 행궁길갤러리에서는 성매매 피해 자활지원센터 '모모이'의 자활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사진전 '누구세요?'가 열린다. 일곱 작가의 섬세한 시선으로 일상을 들여다본 사진 70여 점이 전시실을 수놓을 예정이다.

전시 기획은 성매매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을 돕는 모모이의 '탈성매매 지원 사회통합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이번 사진전에 앞서 탈성매매 후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과 소회를 담은 시집 '모글모글'과 에세이집 '모몰로그'를 선보였는데, 이들은 성매매의 굴레에서 벗어나기까지의 과정과 소회를 저마다 담담하게 활자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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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1일부터 5일까지 수원 행궁동 행궁길갤러리에서 열리는 사진전 '누구세요?'에서 선보일 70여 점 작품 중 일부. 이번 전시에 작가로 나선 정(활동명)씨는 길거리 곳곳에서 흔하게 마주하는 '문'을 주요 피사체로 삼아 자신의 감상을 사진으로 표현했다. 이외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성매매 피해 자활지원센터 '모모이'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저마다의 섬세한 시선으로 일상을 들여다본 사진들로 전시실을 수놓을 예정이다. /모모이 제공

예술 활동은 이들에게 세상과 소통할 또 다른 창구가 됐다. '문과 능소화'를 찍은 정(활동명)씨는 작품 의도에 대해 "한때 치열하고도 힘들게 집 밖을 떠돌아다녀서 이제는 집에 들어가 쉬고 싶다는 마음으로 셔터를 눌렀다"며 "평소에는 지나쳤던 것들이 사진을 찍고부터 눈에 들어왔다. 시간의 흔적들도 보이고, 마음속 변화에 담긴 그때의 감정들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자신과 세상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을 사진이란 매개체를 통해 남긴 70여 점의 작품들. 이 고민의 흔적은 관람객들과 만나 성매매 피해자를 둘러싼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는 또 다른 화합의 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 및 문의는 사단법인 수원여성인권돋음 부설 자활지원센터 모모이(031-243-7780)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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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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